'철파엠' 양정무 "유영국 작가의 산, 자신의 고향 울진의 산을 그리다"

2021.10.20.Iimbc

이연실 기자 | 2021년 10월 20일


20일(수) 방송된 SBS 파워FM '김영철의 파워FM'에서는 미술사학자 양정무가 수요일 코너 '무식탈출-미술'에서 '풍경화를 따라 떠나는 세계여행' 테마로 유영국의 그림을 소개했다.


이날 DJ 김영철이 "양정무 교수님은 요새 무슨 책 읽으니샤?"는 한 청취자의 질문을 전하자 양정무는 "저는 전공서적을 많이 읽는다. 최근에 읽은 책은 볼라르라는 화상의 자서전이다. 세잔 이런 인상주의 작가들을 데뷔시킨 화상들의 이야기다"라고 밝혔다.


이어 양정무는 '풍경화를 따라 떠나는 세계여행' 다섯번째 시간을 맞아 유영국의 1967년작 '산'을 소개하며 "막 크레파스를 쥐기 시작한 어린 아이들도 그릴 수 있을 정도로 산이 단순하게 표현되어 있다. 가운데에 샛노란색의 삼각형 산이 보이는데 개나리가 만발한 봄의 산일 수도 있고 석양빛에 물든 산일 수도 있다. 그 아래에는 푸른 계곡과 초록 벌판이 보이고 보라색은 산의 그림자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산의 왼쪽 위로 비치는 한줄기 빛은 하이라이트, 빛의 명암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유영국 작가가 한 말 중 굉장히 많이 언급되는 말이 있는데, 산은 내 앞에 있는게 아니라 내 안에 있다는 것"이라며 양정무는 그 말의 뜻에 대해 "눈으로 본 풍경이 아니라 마음에 읽히고 다가오는 풍경을 그렸다는 것이다"라고 설명하고"이 작가는 자신의 고향 울진의 산을 마음으로 품고 있다가 그것을 새기고 새겨서 이렇게 표현했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영철이 "컨스터블도 자신의 동네를 알렸고 세잔도 자신의 동네를 알렸고 유영국 화가님도 울진을 알린 거냐?"고 묻자 양정무는 "그렇다. 자기 고향을 주제로 10년, 20년, 30년 파고 파다가 이런 회화 세계로까지 나갔다고 할 수 있다"고 답했다.


양정무는 "유영국 화가는 1916년에 울진에서 태어났는데 집안이 이 지역의 최고의 부자였다. 굉장히 실험적인 추상화를 그리시다가 1960년대 후반부터 이런 그림으로 넘어오게 된다. 말씀하신 것처럼 폴 세잔도 자기 고향에 가서 엑상프로방스의 생 빅투아르 산을 그렸다. 세잔이 자연은 원통, 원추, 구와 같이 기하학적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말했는데 유영국 작가가 세잔에 영향을 받았다고도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색채는 또 강렬한 빨간색, 파란색, 노란색 등 보색 대비로 잡아서 어떻게 보면 그림을 그리는 태도나 기하학적 구성에서는 세잔의 영향도 보이지만화가 스스로 마음 속에 느껴지는 한국적 정서를 추상으로 잡아냈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화가의 또 다른 작품으로 1988년작 '산'을 추천한 양정무는 "이 그림은 단풍이 든 산의 모습이다"라고 말하고 "유영국 작가는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다. 김환기 작가와 거의 평행을 이루면서 작업을 했다고 볼 수 있다. 김환기 작가가 서정적인 추상을 그렸다면 유영국 작가는 기하학적이고 단순하고 절제된 물리적인 풍경을 기조로 해서 그림을 그려나갔다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영국 화가의 작품 가격, 당연히 비싸겠다"는 김영철의 말에 양정무는 "올 1월에 유영국 작가의 '산'이라는 작품이 7억3000만원에 낙찰되었고 최근 6월에는 1965년작 '영혼'이 12억7000만원에 낙찰되기도 했다"고 밝혔다.


'김영철의 파워FM'은 매일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SBS 파워FM에서 방송되며, PC 및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SBS 고릴라'를 통해서도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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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entertain/article/408/0000136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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