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내 안에 있다‥유영국의 추상미술은?

2022.6.16.IEBS NEWS
오승재 기자 | 2022년 6월 16일


[EBS 뉴스]
우리나라에 추상미술의 씨앗을 뿌린 화가… 유영국인데요.
강렬한 색채와 단순한 도형으로 그가 평생 그린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오승재 기자입니다.

[리포트]
겹겹이 쌓인 곡선.
가까이 다가오는 듯하더니 저만치 멀어져 가는 산의 능선 같습니다.
빨간 바탕에 동그라미와 삼각형.
이번엔 석양에 붉게 물든 산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인터뷰: 이용우 / 국제갤러리 객원 큐레이터, 홍콩중문대 교수
"삼각형과 원형 이런 것들이 관람객들에게 굉장히 자연과 산에 대한 어떤 상상력을 자극시킬 수 있는 그런 매개로 작동하기 때문에 굉장히 흥미로운 작품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유영국 화백.
일제 강점기, 일본에서 추상 미술을 공부한 그는 해방 이후 김환기와 함께 한국 추상미술계를 이끌었습니다.
한평생 화폭에 담은 건 고향 울진의 아름다운 산과 자연.
있는 그대로를 묘사하기보다는 점, 선, 면 등의 기본적인 도형으로 대상의 본질을 표현했습니다.

인터뷰: 안현정 / 미술평론가
"요산요수라는 말이 있잖아요. 산을 좋아하고 물을 좋아한다는 아주 기본적인 시각에 충실한 분인데요. 한국적인 요소 즉 한국적인 대상 위에 서구적인 다양한 색감과 모더니즘적인 어떤 미학을 굉장히 다양한 형식 실험과 색 실험을 통해서 보여줬던 분이에요."
빨강, 노랑, 초록, 파랑 등 강렬한 원색은 유영국 그림의 특징입니다.
한 가지 색 안에서도 명도와 채도의 다양한 변화를 통해 깊은 입체감을 선사합니다.

인터뷰: 이용우 / 국제갤러리 객원 큐레이터, 홍콩중문대 교수
"초창기 작품 같은 것들을 보면 오히려 선을 강조하고 면이나 컬러를 좀 더 배제했다면 오히려 부수적인 것으로 생각을 하셨다면 그대로 1960년대 중후반부터는 컬러에 굉장히 많이 관심을 가지시고, 컬러에 중점을 두고…"
고기잡이 선주와 양조장 사장 등 사업가로서 성공을 뒤로 하고 48살의 늦은 나이에 전업 작가가 됐고, 예순에 가까워서야 처음으로 그림을 팔 수 있었던 유영국.
타계 20주기를 맞아 시대를 앞서갔던 그의 예술 정신이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EBS 뉴스 오승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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