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컬렉션 기다렸어요” 대구미술관 개막 첫날 오픈런도

2023.02.21I매일신문
BTS 다녀간 공간서 인증샷…최대 150명 입장 현장 발권
일부 사전 예약 없어 아쉬움


대구미술관이 2년 만에 다시 선보이는 이건희 컬렉션 한국근현대미술 특별전 '웰컴 홈: 개화(開花)'(이하 이건희 컬렉션)가 개막 첫날부터 '오픈런' 행렬을 보였다.

21일 대구미술관에는 전시 오픈시간인 오전 10시 이전부터 관람객들이 북적였다. 한 때 입장을 위한 긴 줄이 늘어서기도 했지만,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 큰 혼란없이 입장이 이어졌다.



이날 오전 중에는 내부 관람객이 50~70명 수준을 유지했다. 관람객들은 진지한 모습으로 작품을 감상했다. 브로슈어와 작품 옆에 붙은 캡션, 작가에 대한 설명을 번갈아 들여다보며 오랫동안 작품 앞을 떠나지 않았다.

전시장을 둘러본 정숙희 씨는 "2년 전 못보고 놓쳤던 이건희 컬렉션 전시를 다시 볼 수 있게돼 기쁘다"며 "전시 작품들 중에 노수현의 '무릉도원' 8폭 병풍이 가장 감동적이고 마음에 와닿았다"고 말했다.

유영국 작가의 작품을 모아놓은 공간도 인기를 끌었다. 관람객들은 아치형으로 꾸민 파티션 아래에서 사진을 찍었다. 유영국 작가의 작품은 2021년 대구미술관 이건희 컬렉션 당시 가수 방탄소년단(BTS)의 RM이 '인증샷'을 남긴 것으로 유명하다.

한 모녀 관람객은 신학철의 '한국근대사-종합' 작품 앞에서, 그림에 나타난 시대별 사건들에 대해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



전시장 밖에서 만난 서승경 씨는 "한눈에 한국 미술의 역사를 순차적으로 볼 수 있어 좋았다"며 "화가마다 개성이나 관념이 제각각이지만, 시대별로 이렇게 묶어보니 색감이나 기법에서 공통점을 새롭게 발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유영국 작가가 그린 달이 떠있는 '무제' 작품은 기존에 보던 그의 그림과 색다른 색채를 보여줘 신선했다. 종이나 모니터로만 보던 것과 직접 보는 것은 전혀 다른 감동을 주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번 전시는 작품 일부와 대구미술관 소장품이 함께 전시된 2021년 전시 때와 달리 이건희 컬렉션 작품만으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대구미술관은 전시장 앞에 실시간으로 내부 관람객 수를 보여주는 카운터기를 설치했다. 쾌적한 관람을 위해 최대 150명만 입장할 수 있도록 한 것.

때문에 일부 관람객은 사전 예약 없이 현장 발권만 하는 방식에 대해 불만이나 아쉬움을 나타냈다. 박정미 씨는 "2021년 이건희 컬렉션 전시와 비교해 이번 전시는 덜 알려진 느낌이다. 사전 예약이 있었다면 오히려 관심을 더 불러일으키지 않았을까 싶다"며 "주중에는 큰 불편이 없을 듯하지만, 주말에는 전국적으로 찾아올텐데 사람이 너무 몰리거나 오래 기다리는 게 아닐 지 걱정도 된다"고 말했다.

대구미술관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데다 지난 10년간 전시 사례를 봤을 때 사전 예약 없이 현장 발권만으로도 원활한 진행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며 "일부 장애인과 노년층이 온라인을 통한 사전예약에 어려움을 겪는 점도 고려했다"고 했다.

이어 "관람객이 몰릴 경우 '물·불·몸' 전시 우선 관람을 유도하겠다. 2주 정도는 현장 발권 등 여러 상황을 지켜보는 테스트 기간이 될 것 같다. 요구가 커진다면 일부 사전예약을 받는 것도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2021년 대구미술관에서 열린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웰컴 홈: 향연(饗宴)'은 코로나19 속에서도 51일간 3만9천여 명이 방문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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