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립미술관, 3월말까지

기획전 ‘시적추상’에 139점

광주시립미술관, 3월10일까지

작년 수집한 소장품 등 50점

지역 미술관들이 기증·소장품을 전시한다.

전남도립미술관은 3월31일까지 미술관 1층 기증전용관에서 기증작 기획전 ‘시적추상’, 광주시립미술관은 3월10일까지 제 3·4전시실에서 소장품 기획전 ‘수집_호남의 기억과 시간’을 진행 중이다. 미술관이 선택한 명작들과 함께 겨울 감상에 젖어본다.

전남도립미술관이 기증받은 작품은 139점으로 전체 소장품 29%를 차지한다. 기증작품 중 남도 미술의 흐름을 조망할 수 있는 지역대표 작가 작품이 100여 점으로 규모·예술적으로 완성도 높은 컬렉션을 구성하고 있다. 기획전에서 김환기, 유영국, 고화흠, 진유영, 오숙환, 이철주, 이인, 강운 등 대가들의 작품들을 소개하며 ‘한국 추상화’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전시는 △한국적 추상-사유의 세계 △서정적 추상-자연의 생명력 △관념적 추상-색채의 풍경’ 등 세 파트로 나뉜다.

‘한국적 추상-사유의 세계(1950~60년대 작품)’는 한국 추상미술 선구자인 김환기와 유영국의 작품을 전시한다. 한국 추상미술은 서구와는 다른 동양적 예술관에 기인한 것으로 김환기는 산과 달, 항아리 등 자연적이면서도 전통적인 소재를 모티브로 한국 정서를 함축된 조형언어로 구현했다. 김환기와 함께 한국 추상미술을 개척한 유영국은 작품 초기 서구의 기하학적 추상을 그대로 수용하는 것에서 출발했으나 점차 분할된 면의 비구상적 형태로 산을 형상화 하며 동양적 사유가 담긴 독자적인 스타일을 완성해낸다.

‘서정적 추상-자연의 생명력(1980~90년대 작품)’에서는 자연과 교감하며 내면의 세계를 추상화로 표현한 고화흠, 오숙환, 이철주 작가 작품을 선보인다. 고화흠은 자연 일부에서 온 것을 은은한 색채로 표현, 작가가 그려온 그리움의 언덕, 이상향의 세계를 서정적 추상으로 나타냈다. 이철주는 굵고 검은 선과 원색 면의 조화를 통해 우주 기운생동이 느껴지는 수묵추상을 그렸다. 오숙환은 먹의 운용을 통해 구름, 바람 등 자연의 순간성에 주목한 수묵 추상을 전개했다.

‘관념적 추상-색채의 풍경(2000년대 이후 작품)’은 작가의 개인적 경험과 내적 치유 과정을 색채로 담은 강운, 이인, 진유영의 작품을 전시한다. 이인은 자신의 기억 속 노을지는 바다위 풍경을 한지 위 색채의 번짐과 대비를 통해 아름답고 강렬한 추상화로, 강운은 개인적 경험에서 비롯된 내면의 슬픔을 화폭에 적고 색으로 지우는 반복적인 행위를 통해 치유해 나가는 과정을 깊고 푸른 색의 추상화로 그려냈다. 진유영은 몇겹의 붓자국으로 채워진 색면과 기호학적 형태를 통해 작가의 자유롭고 풍성한 내적세계를 담았다.

광주시립미술관 소장품 기획전 ‘수집_호남의 기억과 시간’은 그간 시립미술관이 이뤄온 광주미술사, 근현대미술사 관련 성과를 소개하는 자리다. 1992년 개관한 시립미술관은 총 5385점(지난해 수집 기준)의 근현대관련 국내외 미술작품을 수집했다. 전시는 2022년 수집한 신소장품을 포함, 50여점을 선보인다.

전시는 △호남의 역사와 풍경 △호남미술의 역량 △호남미술과 미술관 등 세 파트로 나뉜다. ‘호남의 역사와 풍경’은 광주시립미술관이 지역 대표 미술관으로 호남의 역사적 사건이나 장소를 담은 작품을 선보인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작품, 무등산 등 미려한 산천, 호남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작품들로 구성했다.

‘호남미술의 역량’은 지역출신 출향작가 작품과 현대미술에서 언급되는추상회화 부문으로 구성했다. 호남미술이 지역으로 국한된 지엽적 성격이 아니라 호남과 관련해 그 기억과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작업세계를 구축한 작가의 역량을 소개한다. 한국 근현대미술사에서 구상회화 중심에서 비구상회화가 시작되는 그 시류에 활동하고 이어온 호남화단 추상미술의 역량을 소개한다.

‘호남미술과 미술관’은 소치 허련부터 이어온 남종화 계열 문인화부터 새롭게 표현되는 동시대 한국화까지 소개한다. 호남미술을 대표하는 한국화 부분을 다뤄 호남의 역사와 문화를 보존하고 활용하는 지역미술사 정체성 및 전문성에 대한 내용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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